<아이 엠 낫 오케이>
<I Am Not Okay With This>, 2020
드라마/판타지
배우: 소피아 릴리스, 와이엇 올레프, 소피아 브라이언트
가볍게 볼 수 있는 킬링타임 드라마
한동안 슈퍼히어로 영화가 유행이어서 그런지 이런 류의 장르가 좋다. 가볍게 흥미롭게 볼 수 있으니까. 심각하거나 고민하지 않고 편하게 볼 수 있기 때문에 언제든지 부담 없이 볼 수 있어서 그런 것 같다. <아이 엠 낫 오케이>도 그런 종류의 드라마이다. 시즌1은 총 7편의 에피소드로 구성되어 있는데 에피소드 당 시간도 20분 내외로 짧아서 금방 몰아서 볼 수 있다. 짧은 호흡의 드라마는 오랜만이라서 더 반갑게 느껴졌다.
줄거리도 간단하다. 사춘기 10대 소녀에게 슈퍼파워가 생겨서 벌어지는 소소한 에피소드들이 전부이다. 마블의 영화들처럼 엄청나게 화려한 효과들이 나오는 것도 아니다. 상대적으로 적은 제작비로 만들어졌으리라 추측되는 드라마인 만큼 딱 일상적인 수준의 에피소드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하지만 10대 소녀가 겪는 시련들은 나름의 공감력을 얻고 이야기에 몰입하게 만들어준다. 그러다가 마지막 한 방의 서프라이즈는 정말.. 깜짝 놀랐다. 시즌 내내 에피소드의 시작 부분에서 피칠갑이 된 주인공의 모습을 보여주어 대체 무슨 일인가 싶었는데, 이 떡밥을 훌륭하게 회수하면서 다음 시즌을 위한 또 다른 떡밥을 남긴다. 시즌이 끝나자마자 다음 시즌을 기대하게 만드는 매력적인 작품이 바로 <아이 엠 낫 오케이>이다.
불안정한 소녀에게 슈퍼파워가 생겼다
평범한 주인공에게 슈퍼파워가 주어지는 설정은 흔하지만 여전히 흥미롭다. 살면서 한번쯤 상상해보는 일이기 때문에 그런 것 같다. 개인적으로 <아이 엠 낫 오케이>를 보면서 가장 먼저 떠오른 작품은 <크로니클>이었다. 이 영화 역시 10대 소년에게 초능력이 주어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기도 하고, 주인공이 심리적으로 굉장히 불안한 상태인 점도 닮아서 그런 것 같다.
<크로니클>이 끝을 모르고 질주하는 불같은 영화라면 <아이 엠 낫 오케이>는 상대적으로 차분하게 나아간다. 영화와 드라마의 차이라서 그런 걸까. 어쩌면 다음 시즌에서 <크로니클>처럼 터질지도 모르지만 어쨌든 극 중 주인공 시드니는 자신이 얻은 능력 때문에 곤란하고 힘들지만 어떻게든 통제하며 자신의 삶을 버텨내려 노력한다. 또래 친구들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에 물건을 마음대로 통제할 수 있는 힘이 생긴 10대 소녀. <아이 엠 낫 오케이>는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 불안한 장면들이 이어지면서 다음 내용을 궁금하게 만드는 흥미로운 드라마이다.
<기묘한 이야기> 제작진의 또다른 이야기
처음 작품을 볼 때는 몰랐는데 알고보니 이 드라마는 <기묘한 이야기> 제작진의 작품이라고 한다. 어쩐지 장면장면들의 분위기가 비슷한 것도 같다. 차기 시즌을 목 빠지게 기다리고 있는 팬들을 위한 막간의 휴식 같은 작품이라는 생각도 든다. 비슷한 분위기의 작품을 훨씬 짧은 호흡으로 끝낼 수 있으니까. <기묘한 이야기>는 다 봤는데 뭐 또 볼 거 없나 싶은 분들에게 단비 같은 작품이 될 것 같다.
<아이 엠 낫 오케이>는 오직 넷플릭스에서만 감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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