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드 가드>
<The Old Guard>, 2020
액션/판타지
감독: 지나 프린스 바이더우드
배우: 샤를리즈 테론
줄거리
불사의 신체를 가진 올드 가드. 그들은 오랜 시간을 거치며 세상의 어둠과 맞서 싸워 오고 있다.
이 불멸의 존재들이 세계를 수호하기 위해 또다시 힘을 합쳐 위기와 싸워나간다.
불사는 행복한가..?
인간은 대부분 오래 살기를 희망한다. 삶이 한정적이라는 사실을 누구나 알고 있기 때문에 하루하루 열심히 살기 위해 노력한다. 이 노력은 어쩌면 삶이 유한하기 때문에 오는 것일 수도 있다. 언젠가는 끝이 나는 삶이기 때문에 그전에 좀 더 유의미한 결과를 내려고 아등바등 노력하는 것이다. 반대로 말하면 죽지 않는다는 건 삶을 그렇게 노력할 필요가 없어진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올드 가드>의 주인공들은 영원히 사는 존재들은 아니다. 정확히 말하면 언제 죽을지 모른 채 오래오래 살아가는 인물들이다. 죽어도 죽지 못한 채 자연 치유되어 살아나는 설정은 심해에 수장되어도 끝없이 익사의 고통을 경험해야 하는 끔찍한 고통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죽음보다 더 괴로운 이 장면에서 보는 나도 숨이 턱턱 막혔다.
<올드 가드>는 죽지 않는다는 것, 죽어도 다시 살아난다는 것이 어찌 보면 엄청나게 불행한 삶일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선한 의지로 남을 도우면서 살지만 이게 무슨 의미인가 싶을 정도로 그들의 삶은 오래도록 지속되기 때문에 삶 자체에 권태로움을 느끼며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노력해봤자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 무의미한 일이라고 인식해버리는 순간 그들의 무한한 삶 또한 무의미해지는 것이 되어버린다. 삶의 유한성과는 별개로 나 자신이 의지를 갖고 무언가를 행할 때 비로소 그 일이 의미를 갖는다는 것. <올드 가드>는 죽지 않는 캐릭터들을 통해 결말에 이르러 이런 말을 관객들에게 전하고 있다.
절대로 죽지 않아! 힐링 액션의 통쾌함
<올드 가드>의 주인공들은 불사의 몸을 갖고 있다. 정확히 말하면 언제 죽을지 모른채 죽지 않는 자연치유의 몸을 갖고있다. 동명의 그래픽 노블이 원작인 <올드 가드>는 울버린이나 데드풀처럼 맞아도 죽지 않고 치유되는 힐링 액션을 선보인다. 죽은 줄 알았던 주인공들이 다시 일어나 싸우는 모습을 보면 마치 좀비 영화 같기도 하다. 이런 치유능력을 잘 살린 액션 장면들이 영화의 초반부터 확실하게 보인다.
마구잡이로 총탄 세례를 맞게 된 주인공들이 좀비처럼 살아나 적들을 썰어버리는 <올드 가드>의 도입부는 확실히 인상적이었다. 이후 안정적으로 스토리를 구축해 나아가다 결말에 이르러 터뜨리는 액션은 보는 이들에게 카타르시스를 선사한다. 샤를리즈 테론을 대신해 새로 합류하는 캐릭터가 몹시 고구마스러운 모습을 보여주지만 결말의 각성 이후 선보이는 돌발 행동도 꽤나 신선했다. 죽어도 죽지않는 불사의 캐릭터들을 잘 표현한 <올드가드>의 액션 시퀀스들은 기대해도 좋다.
카리스마 그 자체, 샤를리즈 테론..!
최근 헐리웃과 충무로 등 전 세계 극장가에서는 페미니즘과 PC주의가 유행이다. 영화는 사회적으로 일정 부분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이 사실이기 때문에 이러한 흐름이 나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이렇게 유행하는 페미니즘이 몇몇 영화에서는 오히려 극의 흐름을 방해하는 요소로 작용하는 것은 문제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애매하게 뒤에서 찔끔 페미니즘의 흉내만 내는 것도 비겁하다. 하지만 <올드 가드>는 페미니즘을 아예 정면에 내세워 거부감을 없애고 극의 장점으로 승화시키고 있다. 그 중심에는 역시 샤를리즈 테론이 있다.
<매드 맥스>에서 보여줬던 샤를리즈 테론의 카리스마는 <올드 가드>에서도 그대로 이어진다. 짧은 머리와 냉철한 성격은 성별을 떠나 그 자체로 멋있다. "러시아말 알까?"라고 농담하는 모습마저도 멋있다. 카리스마 그 자체의 모습을 보이며 불사의 존재들의 리더 역할을 맡은 그는 힐링 능력이 사라져도 여전히 리더로 남는다. 비록 자신과 동료들을 위험에 빠뜨렸지만 그들의 행적을 모아 그들의 존재가 얼마나 중요했는지 깨닫게 해 준 자에게 조력자의 역할을 맡기는 그 쿨함을 보라. <올드 가드>가 재밌다면 8할은 샤를리즈 테론 덕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삶의 의미를 찾은 이들의 미래는..?
<올드 가드>의 마지막에 주인공들은 자신들의 행동이 인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걸 깨닫게 된다. 그동안은 그저 주어진 임무를 묵묵히, 의미 없이 행했다면 이제 그들은 그들의 행동이 커다란 의미를 갖는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렇다면 그 이후는 어떻게 될 것인가.
수장된 줄만 알았던 꾸잉이 돌아왔고, 동료들을 배신했던 니키는 100년 동안의 이별을 통보받았다. 영화 내내 고구마를 선사했던 나일은 각성했고, <올드 가드>를 위험에 빠뜨렸던 코플리는 조력자가 되었다. 이들의 미래는 과연 어떻게 될지, <올드 가드>의 앞으로가 궁금하다. 현기증 날 거 같으니 어서 빨리 2탄이 보고 싶다.
샤를리즈 테론의 카리스마 넘치는 액션을 확인할 수 있는 <올드 가드>는 오직 넷플릭스에서만 감상할 수 있다.
'영화 > 넷플릭스' 카테고리의 다른 글
[넷플릭스 추천영화] <행복을 찾아서> 언제봐도 뭉클한 기적의 감동실화 (0) | 2020.07.23 |
---|---|
[넷플릭스 추천영화] <복수는 나의 것> 복수는 또 다른 복수를 낳고 (0) | 2020.07.21 |
[넷플릭스 추천영화] <노트북> 한사람만을 지극히 사랑한다는 것 (0) | 2020.07.15 |
[넷플릭스 드라마추천] <사이코지만 괜찮아> 느낌있는 연출의 좋은 레퍼런스 (0) | 2020.07.01 |
[넷플릭스 추천영화] <예스터데이> 어바웃타임 감성에 비틀즈 한 방울 (0) | 2020.06.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