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영화/넷플릭스

[넷플릭스 추천영화] <파수꾼> 세 친구의 엇갈린 우정

 

 

<파수꾼>
<Bleak Night>, 2011

 

드라마

 

감독: 윤성현
배우: 이제훈, 서준영, 박정민, 조성하

 

 

 

 

 

 

 

줄거리

 

˝ 잘못된 건 없어, 처음부터 너만 없었으면 돼… ˝

한 소년이 죽었다. 평소 아들에게 무심했던 소년의 아버지(조성하)는 아들의 갑작스러운 공백에 매우 혼란스러워하며 뒤늦은 죄책감과 무력함에, 아들 기태(이제훈)의 죽음을 뒤쫓기 시작한다. 아들의 책상 서랍 안, 소중하게 보관되어 있던 사진 속에는 동윤(서준영)과 희준(박정민)이 있다. 하지만 학교를 찾아가 겨우 알아낸 사실은 한 아이는 전학을 갔고 한 아이는 장례식장에 오지도 않았다는 것. 뭔가 이상하다.


그러던 중, 간신히 찾아낸 희준은 ‘기태와 제일 친했던 것은 동윤’이라고 말하며 자세한 대답을 회피한다. 결국 아버지의 부탁으로 동윤을 찾아 나선 희준. 하지만, 학교를 자퇴하고 떠나버린 친구는 어디에도 없다.

천진하고 순수했던 그 시절, 미성숙한 소통의 오해가 불러 일으킨 비극적 파국. 독단적 우정이 가져온 폭력과 그 상처의 전염은 우리를 아프고 충격적인 결말로 이끌어간다.

서로가 전부였던 이 세 친구들 사이에서 과연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

 

 

 

 

 

 

 

 


올해의 영화

 

영화 <파수꾼> 아직까지도 2011년 가장 빛나는 영화로 꼽는 사람이 많은 영화다. 제작비 5천만 원의 저예산 한국영화가 이렇게 주목받은 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많이 회자되는 영화이다. 각본과 연출을 맡은 윤성현 감독과 더불어 이제훈, 박정민 등의 주연 배우들 모두 이 영화를 통해 단숨에 주목을 받았다. 그만큼 잘 만들어진 영화이고 탄탄한 스토리라인 때문에 보는 내내 몰입도가 뛰어난 영화이다.

 

처음 이 영화를 접했을 때는 그냥 하이틴 영화, 청춘들의 성장영화 정도로만 생각했었는데, 워낙 좋다는 평이 많아 영화를 보게 된 이후에는 그 말에 동감할 수밖에 없었다. 세 친구의 엇나간 우정을 비극적으로 그린 <파수꾼>은 좋은 대사들도 많아서 보고 난 이후에 다시금 곰곰이 되새겨볼 만한 영화이다. 각본, 연출, 배우들의 연기까지 뭐하나 빼놓을 수 없을 정도로 뛰어난 영화가 바로 <파수꾼>이다.

 

 

 

 

 

 

 

배우들의 빛나는 연기

 

<파수꾼>에는 좋은 배우들의 과거가 담겨있다. 동윤 역을 연기한 서준영 배우와 희준 역을 연기한 박정민 배우로 너무나 훌륭한 연기를 보여주지만, 특히 이제훈 배우는 기태 역을 맡아 놀라운 연기를 보여준다. 아마 많은 관객들이 영화를 보면서 기태에게 몰입하지 않았을까? 기태는 얼핏 불량학생으로 보이지만, 다시 본 기태의 모습은 친구가 필요하고 관심과 애정을 갈구하는 결핍된 캐릭터였다. 그래서 친구들에게 그렇게 모질게 굴고, 자신의 감정을 삐뚤어진 형태로 표현한 게 아닐까 싶다. 이런 이중성을 이제훈 배우는 완벽하게 표현하고 있다. 눈빛과 목소리에서 나오는 힘은 다시 봐도 정말 대단하다.

 

친구들과 어울릴때는 세상 해맑은 고등학생이었다가, 희준에게 모질게 대할 때는 세상 나쁜 놈이었다가, 준영에게 사과할 때는 또 세상 불쌍한 어린아이가 된다. 특히 준영에게 자신의 본심을 털어놓는 장면과 결국 자살을 결심하는 소파에서의 장면은 한동안 잊을 수 없는 장면이었다. 덤덤하게 대사를 내뱉는 장면. 세상에서 가장 슬프고 허망한 표정으로 눈물을 흘리는 장면은 이제훈 배우의 팬이라면 꼭 봐야 할 장면이고, 팬이 아니라면 이 장면을 보면 팬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사냥의 시간>에 실망한 자, <파수꾼>을 보라

 

<파수꾼>의 감독인 윤성현 감독은 이 작품 이후 많은 러브콜을 받았다고 한다. 그만큼 <파수꾼>의 완성도가 뛰어났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윤성현 감독의 차기작은 이후 한참 동안 소식이 없다가, 드디어 <사냥의 시간>이라는 영화로 돌아왔다. 하지만 기대가 너무 커서였을까, 그의 신작은 기대에 한참 못미치는 영화인 듯하다. 장르적으로 많은 시도를 한 것으로 보이지만, <파수꾼>에서의 그 탄탄한 드라마적 요소가 <사냥의 시간>에서는 많이 부족해 보인다. 많은 관심에 대한 부담감 때문이었는지, 아니면 새로운 시도를 하기 위한 노력이었는지는 아직 모르겠지만, 적어도 윤성현 감독이라는 이름값에는 못 미치는 완성도가 아닌가 싶다. 그렇기 때문에 <사냥의 시간>에 많이 실망했다면 <파수꾼>을 보라고 말하고 싶다. 물론 이미 많은 이들이 이 작품을 봤겠지만, 다시 본 <파수꾼>은 여전히 훌륭한 영화였고, 다시 봐도 몰입감이 뛰어난 영화였다.

 

그렇기 때문에 그의 차기작은 또다시 훌륭할 거라 생각한다. 보통은 좋은 작품을 보고 그 감독의 차기작을 기다리게 되지만, 윤성현 감독은 오히려 차기작이 안좋았기 때문에 그다음이 기대되는 감독이다. 개인적으로는 <파수꾼>이 워낙 좋은 평가를 받아서 다음 작품이 너무 부담됐을 것 같다. 그래서 잔뜩 힘을 주고 작업을 했는데 오히려 기대에 못 미치는 결과가 나왔으니 다음 작품은 본래 자기가 잘하는 장르로 돌아가 자신의 장점을 한껏 살린 영화를 만들어내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든다. 부담 없이 자기가 가진 기량을 모두 담아낸 그의 차기작이 벌써부터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