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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넷플릭스

[넷플릭스 추천영화] <조디악> 또다른 싸이코패스, 또다른 살인의 추억

 

 

 

<조디악>
<Zodiac>, 2007

 

범죄/스릴러

 

감독: 데이빗 핀처
배우: 제이크 질렌할, 마크 러팔로,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줄거리

 

“나는 조디악 킬러다. 너희들은 나를 잡지 못한다...”

“신문 1면에 이 암호를 내보내라. 이 암호는 곧 내 신원이다. 오후까지 암호를 신문에 내지 않으면 오늘 밤부터 무차별적인 살인을 저지를 것이다. 주말 내내 밤거리를 누비며 12명을 죽일 것이다.”

 

1969년 8월 1일, 샌프란시스코의 3대 신문사인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 샌프란시스코 이그재미너, 발레호 타임즈 헤럴드 앞으로 한 통의 편지가 배달된다. 신문사의 업무는 일대 마비가 된다. 희대의 살인마 잭 더 리퍼 이후 언론에 편지를 보내 자신의 신원에 대한 단서를 던지며 경찰을 조롱하는 살인범은 처음이기 때문. 범인은 함께 동봉한 암호문을 신문에 공개하지 않으면 살인을 계속하겠다고 협박한다. 경찰은 범인이 자신의 별명을 ‘조디악’이라고 밝히자 그를 ‘조디악 킬러’라고 명명하고 수사에 착수한다.

 

 

 

 

 

 


미국판 살인의 추억

 

<조디악>은 미국에서 가장 유명한 연쇄살인마이자 아직도 범인이 잡히지 않아 미제사건으로 남은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이고 <살인의 추억>은 얼마 전까지 우리나라에서 미제사건이었던 화성 연쇄살인사건을 모티브로 만들어진 영화이다. 두 영화에서 그려지는 범인의 몽타주도 '평범하다'는 면에서 같다. 

 

잔인하게 사람들을 살해한 범인은 스스로 자신을 조디악이라 칭하며 경찰과 언론을 기만했다. 그야말로 관종 또라이 싸이코패스였던 것이다. 첫 번째 살인사건이 일어난 1966년 이후 지금까지 범인은 잡히지 않고 있다. 영구 미제사건으로 남은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된 <조디악>은 러닝타임 내내 전체적으로 서늘한 느낌을 준다. 봉준호 감독의 <살인의 추억>이 결말을 향해 뜨겁게 내달렸다면, <조디악>은 끝까지 그 서늘하고 느린 템포를 잃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살인의 추억>을 재밌게 봤다면 <조디악>도 꼭 보라고 권하고 싶다. 비슷한 소재의 영화가 어떻게 다르게 연출되는지 비교하면서 보는 재미도 분명 있을 것이다.

 

 

 

 

 

 

 


데이빗 핀처의 또 다른 연출 스타일

 

데이빗 핀처 감독은 원래 광고를 연출하던 감독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헐리웃 내에서도 영상미가 뛰어나기로 유명한 감독이다. 그의 전작인 <파이트 클럽>과 <세븐>을 보면 데이빗 핀처의 세련된 영상미를 물씬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조디악>에서는 영상의 세련됨보다는 사건 자체를 진지하게 다루는데 포커스를 맞춘 듯하다. 서늘하고 냉정한 시선을 잃지 않는다.

 

조디악 킬러의 살인 장면에서도 덜어내고 절제하는 방법으로 서스펜스를 연출한다. <세븐>에서 그랬던 것처럼 피 튀기고 자극적인 장면들을 보여주면서 관객들에게 이 악마의 잔인함을 부각시킬수도 있을 텐데, 그는 철저히 객관적인 시선으로 현장을 바라본다. 이러한 감독의 시선이 누군가에게는 인내심이 필요할 만큼 지루하다고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데이빗 핀처가 바라보는 이 냉정한 시선이 오히려 더 신선하게 다가왔다. 마치 사건 일지를 써 내려가듯 무심하게 흘러가는 영화를 보고 있으면 이 영화가 미제사건을 다룬 실화 바탕의 작품임을 생각했을 때 감독이 이 사건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알 수 있게 하고, 그렇기에 더욱 탁월한 연출 방법이 아닌가 싶다.

 

 

 

 

 

 

 

사실적이고 디테일한 스릴러를 원한다면

 

<조디악>은 수 년간 벌어진 사건들을 2시간 반의 러닝타임으로 압축시켜놓은 영화이다. 수많은 정보들을 영화에 담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을지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이 러닝타임 동안 제이크 질렌할,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마크 러팔로 등 최고의 배우들이 최고의 연기를 선보인다. 감독 스스로도 최고의 캐스팅이라고 극찬할 만큼 완벽한 캐스팅이 아닐까 생각한다. 감독의 연출, 배우들의 연기를 보는 것 만으로 이 영화를 볼 가치는 충분하다.

 

이 두시간 반이라는 시간이 누군가에겐 느리고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누군가에겐 정말 사실적이고 디테일한 연출로 느껴질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중간중간 보이는 극한의 서스펜스와 사실적인 연출을 제대로 느낀다면 이 영화는 또 다른 인생작이 될 것이다. 

 

데이빗 핀처 연출의 전환점이라 꼽히는 영화 <조디악>은 지금 넷플릭스에서 감상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