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블비>
<Bumblebee>, 2018
액션/어드벤처/SF
감독: 트래비스 나이트
배우: 헤일리 스테인펠드, 존 시나
줄거리
지속된 디셉티콘과의 전쟁에서 위기에 몰린 옵티머스 프라임은 중요한 임무를 가진 오토봇을 지구로 보낸다. 지구에 도착한 오토봇은 인간들에게 쫓기게 되고, 낡은 비틀로 변신해 폐차장에 은둔하던 중, 찰리라는 소녀에 의해 발견된다.
비틀을 수리하던 찰리는 자신의 낡은 자동차가 거대한 로봇으로 변신하는 놀라운 광경을 목격하고, 모든 기억이 사라진 그에게 ‘범블비’라는 이름을 지어주며 서로에게 특별한 존재가 되어간다. 하지만, 범블비의 정체를 파헤치려는 인간들과 그가 가진 비밀을 쫓는 디셉티콘의 추격과 압박은 점점 더 심해지는데…
진짜 이야기는 지금부터다!
아무도 몰랐던 이야기가 시작된다!
<트랜스포머> 시리즈의 새로운 방향
영화 <트랜스포머>의 1편은 그야말로 충격적인 작품이었다. 이제 CG 기술이 이 정도로 발전했구나 싶을 정도로 전율을 일으키는 영화였다. 어렸을 적 로봇을 갖고 놀았던 나 같은 세대에게 <트랜스포머>는 하나의 상징이자 선물 같은 영화였다. 변신로봇을 애니메이션이 아닌 실사영화로, 그것도 완벽한 CG로 보게 될 날이 올 줄이야...
하지만 시리즈가 지속될수록 이 장점은 금세 시들해졌다. 비슷한 이야기에 액션만 허망하게 늘어놓는 <트랜스포머>는 관객들에게 피로감만 누적시킬 뿐이었다. 그래서인지 1편 이후 거듭된 <트랜스포머> 시리즈는 관객들에게 긍정적인 피드백을 받지는 못했다. 그런 트랜스포머가 <범블비>로 리부트 된다고 했을 때에도 사람들의 반응은 마찬가지였다. 나도 그랬다. 또 나오냐.. 뭐 그냥 그런가 보다.. 하는 식이었다. 그래서 <범블비>가 개봉했을 때에도 영화관에서 볼 생각은 하지 않았던 것 같다. 그러다가 넷플릭스 리스트에 <범블비>가 있는 것을 보았는데, 기대했던 영화와 달리 새로운 시도를 한 것으로 보이지만 그다지 긍정적인 생각은 들지 않았다. 그저 새로운 길을 모색하고 있나 보다 싶은 마음이다.
작고 귀여워진 분위기
<범블비>는 전체적인 느낌이 <스파이더맨 : 홈커밍>을 처음 봤을 때와 비슷했다. 물론 작품성이나 만듦새는 많이 부족했지만 전체적인 느낌은 그랬다. 작고 아담해진 사이즈의 이야기, 그만큼 작아진 주인공들의 느낌이 그랬다. 다만 <스파이더맨>과는 다르게 <범블비>는 아예 영화의 타겟을 아동 쪽으로 바꾼게 아닌가 싶을만큼 내용 자체가 조금은 유치해지고 아동틱하게 바뀌었다. 물론 <트랜스포머>의 기원이 로봇 장난감이니 만큼 타겟을 아이들로 삼아도 된다 치더라도 <트랜스포머>에 열광했던 성인 관객은 이제 아예 버리려고 작심한듯한 느낌마저 들었다.
<트랜스포머> 1편에 열광했던 성인 관객들은 이제 이 시리즈를 놓아주려는 듯한 기분이다. 나조차도 새로운 시리즈에 별로 흥미를 못 느끼기 때문에 그런 생각이 더 크게 든다. <트랜스포머>의 제작사도 이를 눈치채고 타겟을 아동으로 바꾸려고 하는걸까? 더이상 반응없는 어른들을 버리고 새로운 시장인 아이들로 타겟을 바꾼 걸까? 그만큼 <범블비>는 이야기와 로봇들의 사이즈 등등 모든 것들이 작아진 느낌이 많이 드는 영화였다.
장난감 영화의 승부수는 결국 장난감인가
<트랜스포머>의 기원은 하스브로의 장난감이다. 결국 이 <범블비>는 '영화'라는 매개를 통해 장난감 산업에서 더 큰 이익을 보려는 상업적인 냄새가 강하게 나는 영화였다. 뭐 상업영화가 상업성을 갖는 건 당연하다. 하지만 <트랜스포머>라는 이름을 달고 있으면 응당 갖게 되는 기대치가 있는 법인데, 이 시리즈는 <범블비>라는 새로운 이름을 통해 기존의 이름을 버린 리부트로 그 기대치를 스스로 버리라고 강요하고 있는 듯하다. 장난감 판매율 증가의 노림수를 갖고 있는 듯한 <범블비>는 좋게 말하면 킬링타임용 상업영화로서의 기능은 충분히 갖고 있지만, 차라리 그 시간에 보라고 추천해 줄 만한 영화들이 너무 많은 것 같다.
물론 이 영화를 보고 자란 아이들이 하스브로의 트랜스포머 장난감을 갖고 놀면서 이후 나올 <범블비>의 후속작들을 열광하면서 챙겨본다면, <범블비>를 만든 제작사의 의도대로 이루어지는 것이겠지만. <범블비>를 보면서 아쉬운 생각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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