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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넷플릭스

[넷플릭스 영화리뷰] <퍼펙트맨> 언터쳐블에 부산싸나이 감성 한방울

 

 

<퍼펙트맨>
<Man of Men>, 2019

 

코미디/드라마

 

감독: 용수
배우: 설경구, 조진웅

 

 

 

 

 

 

줄거리

 

“이렇게 살다 죽으면 12억, 사고로 죽으면 27억. 내 일 도와주면 사망보험금 니 앞으로 해줄게”

퍼펙트한 인생을 위해 한탕을 꿈꾸는 건달 ‘영기’(조진웅). 조직 보스의 돈 7억을 빼돌려 주식에 투자하지만, 사기꾼에게 속아 주식은 휴지조각이 되고 만다.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어떻게든 7억을 구해야 하는 영기 앞에 까칠한 로펌 대표 ‘장수’(설경구)가 나타난다.

두 달 시한부 ‘장수’는 자신이 해야 할 일들을 도와주는 조건으로 영기에게 자신의 사망보험금을 내건 빅딜을 제안하는데…

돈 쫌 많은 로펌 대표와 폼 쫌 잡는 꼴통 건달. 퍼펙트하게 다른 두 남자의 인생 최대 반전이 시작된다!

 

 

 

 

 

 


<언터쳐블>과 같은듯 다른듯

 

프랑스 영화 <언터쳐블>은 전신마비를 앓고있는 부자와 쿨한 성격의 가난한 남자의 유쾌한 만남을 그린 영화로 많은 관객들의 사랑을 받은 영화이다. 서로 반대되는 캐릭터의 만남이 주는 시너지가 인상적이었는데, <퍼펙트맨>의 기본적인 시놉은 바로 이 <언터쳐블>과 같은 맥락에서 시작한다. 시한부 인생을 살고있는 '장수'에게 '영기'가 찾아오게 되면서 자신의 버킷리스트를 하나씩 지워가는 데에서 발생하는 코미디가 <퍼펙트맨>을 끌고 가는 원동력이다. 부산이라는 지역적 특색이 가미되면서 발생하는 코미디도 인상적이고, 재치있는 상황과 대사들이 주는 코미디적인 요소가 타율이 꽤 좋은 편이다. 그래서 <퍼펙트맨>은 영화적인 완성도나 독착성 부문에서는 다소 진부하다는 생각이 들겠지만, 코미디적인 요소만 본다면 꽤나 후한 점수를 줄 만한 영화이다.

 

 

 

 

 

 


배우들의 안정적인 연기가 뒷받침 된 코미디영화

 

코미디라는 장르는 연출하는 입장에서 보았을 때 가장 어려울 것 같다. 현장에서 촬영할 때 웃기더라도 막상 스크린으로 볼 때는 안웃길수도 있고, 우리끼리는 웃긴데 대중에게 차가운 시선을 받는 영화들도 많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을 얻어야하기 때문에 상당히 어려운 작업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또 중요한 요소가 바로 배우들의 연기력이다. 능청스럽게 대사를 소화하면서도 자연스럽게 받아쳐야 하는데, 조진웅 배우와 설경구 배우의 연기가 워낙 탄탄하기 때문에 <퍼펙트맨>의 코미디는 타율이 꽤 높다. 최근에 봤던 한국 영화들 중에서 그나마 괜찮다고 생각이 들만큼 재밌게 보았다. 화끈한 액션도 좋고, 많은 생각을 갖게하는 여운남는 영화들도 좋지만, 가끔은 이렇게 아무 생각없이 웃고 즐기는 영화들도 충분히 매력적이다. 덥고 습하고 짜증나는 요즘같은 날씨에 집에서 에어컨 틀어놓고 맥주 한 잔 마시면서 보기에 딱 좋은 영화가 바로 <퍼펙트맨>이라는 생각이 든다.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지만 신파적 요소는 아쉬워

 

영화 <퍼펙트맨>은 크게 나무랄데 없는 깔끔한 영화였다. <언터쳐블>의 기본 시놉에 이런 저런 사연들을 덧붙인게 억지스럽지 않고 나름 개연성 있게 갖추어져 있었다. 허준호 배우의 카리스마도 좋았고, 김사랑 배우가 여전히 예뻐서 또 좋았다. 하지만 <퍼펙트맨>은 한국영화의 고질적인 문제점 중 하나인 신파적인 요소가 다시 등장한다. 한국 영화는 이 신파 요소를 대체 언제까지 버리지 않고 가져갈 셈인지 너무 안타깝다. 재밌게 잘 나가다가 꼭 관객들을 울리고야 말겠다는 어떤 사명감들이 있는 것 같다. 신파에서 벗어날 때 한국 영화가 한단계 발전하게 될 것 같다는 생각도 들 정도로 최근에 한국 영화는 신파에 꽂혀있다. <퍼펙트맨>에서도 이런 요소가 등장하는데 다른 모 영화들처럼 관객들에게 여기서 울어! 하고 강요하는 정도는 아니지만 그럼에도 좀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냥 끝까지 쿨하고 깔끔하게 갔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그럼에도 <퍼펙트맨>은 적당한 재미와 적당한 긴장감으로 충분히 볼 만한 영화이다. 넷플릭스에서 꽤 오랫동안 탑10의 순위를 유지하고 있길래 궁금해서 보았는데, 그 이유를 알 만한 영화였다. 대부분의 대중에게 크게 거부감 없이 사랑받을 만한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다. 최근에 극장에서 점차 사라져가는 한국식 코미디 영화가 그리운 분들은 적당히 만족할 만한 영화가 바로 <퍼펙트맨>이다.